투자를 하면서 따라오는 불확실성은 필연적이며, 불확실성이 없다면 사실 투자가 아니다. 내가 만일 S&P AAA등급인 Johnson&Johnson의 채권을 샀다고 해도 내 투자원금에 대한 지급 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이지 불확실성이 Zero인 것은 아닌 것이다. 한국에선 강남불패로 리스크가 없어보이는 부동산 투자도 실물자산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산가치가 매일 매일 바뀌고 있다.
즉, 주식투자만이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단지 불확실성이 있다고 해서 주식투자가 어렵다는 것은 반쪽짜리 정답이다. 변동성이 큰 이유는 투자 대상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주식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다른 투자 수단에 비해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주식투자를 하는 순간 기업의 미래 기대수익을 바라보고 결정하는 것인데, 이 기대수익이 다른 수단보다 변화가 크다. 기업이란 대상은 마치 활동성이 왕성한 생물(生物)과 같은 것을 이해하고, 고려하지 않으면 변동성을 감내하기 어렵다.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표면적으로는 기업의 시장에 유통한 증권을 소유하게 된다. 그 의미는 해당 기업의 주주(株主, Shareholder)가 되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림과 동시에 해당 기업의 의결권을 가지거나,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주식투자라는 말 보다는 기업투자라는 말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다만 이렇게 주주가 되서 해당 기업의 유통증권을 소유할 당시에는 이 생물이 싱싱해 보였는데, 막상 가지고 보니 예상과 다르게 비린내가 심하고, 매가리가 없어서 그냥 다시 헐값에 팔아버리고 싶을 수가 있다.
그런데 이 때는 다음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1)그 생물을 살 당시에는 분명히 싱싱한 놈이었는데, 재수없게 사자마자 이 놈이 정말로 흐리멍텅해 졌거나, (2)애초부터 체력이 형편없는 놈이었는데, 그 녀석을 사기로 결정한 당시 나의 판단력이 흐려졌었거나, (3)사실 그 생물의 실제 값어치에는 변화가 없는데, 당일에 그 놈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을 보고 내 마음이 바뀐 경우이다.
주변의 사례를 봐도 그렇고, 나의 경우에도 보통 (1), (2)번의 케이스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보다는 (3)번 때문에 주식투자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 말은 결국 기업이란 생물의 매일 변화하는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 그 기업에 대한 기초 체력과 중장기적인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3)번 유형의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증권을 소유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면밀한 분석과 검토의 시간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전제가 따라온다. 특히 내가 선택한 기업의 체계적 위험, 즉 베타가 큰 종목이라면 다른 종목보다 변동성이 더 크고, 손실의 폭도 클 수 있다는 당연한 리스크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데 같은 코스피 종목 중이라도 베타가 0.8인 KT&G에 투자할 때보다, 1.56인 LG화학에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금리상승 등에 따라 주식시장 자체의 요구수익률(리스크프리미엄)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리스크는 논외로 한다.)
예컨데 내가 작년 11월부터 재진입한 [파라리서치프로덕트]라는 기업의 주가 추이를 보면, 만약 해당 기업에 대한 충분한 리서치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11월 이후 주구장창 떨어지는 주가의 변동속에서 시름만 늘고, 불안해서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회사의 펀더멘탈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저 변동성을 견디며 제 값을 찾길 기다릴 수 있었다.
기업은 분기마다 우리에게 자신이 얼마나 수익을 잘 버는 놈인지 퍼포먼스를 알려준다. 언론매체는 매일마다 그 기업과 관련된 뉴스를 전달해주며, 경영자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나에게 필요한 덕목은 소음의 제거와 분별이다. 애초에 생각한 해당 기업의 기초체력과 성장가능성에 변함이 없고, 가격이 상대적인 측면에서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Buy&Hold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해당 기업의 변동성을 위기로 판단하느냐, 기회로 판단하느냐는 투자전 나의 분석력에 달렸다. 그리고 나의 분석력은 워렌 버핏이 아니기에 변동성을 헷징하기 위한 다른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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