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장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시즌, 평소 존경하는 가치투자자 중 최준철 대표의 작년 팟방을 들으며 마음을 다가듬었다.
▶ 최준철 대표 커리어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주식투자연구회(SMIC)를 거쳐 2003년 김민국 대표와 VIP투자자문 설립 (운용 자산 1.7조 이상)
아래는 최준철 대표가 2019년 6.29일 "경제의 신과 함께" 팟케스트 방송(에서 자신의 투자 실패담을 여과없이 소개하며 예시로 든 종목 사례이다.
하나 하나에 좋은 교훈들이 들어있기에 시간 되시는 분들은 들어보시길 권한다. (http://www.podbbang.com/ch/15781)
※ 참고로 최준철 대표가 말하는 투자 실패란 단순히 수익률 마이너스가 아닌, 해당 종목의 비즈니스 경쟁력 상실에 따른 영구적인 자본 손실을 말한다.
✅ 에머슨 퍼시픽(現 아난티)
- 2006~2007년 남해 힐튼 골프장에서 당시 에머슨 퍼시픽 CEO를 만났을 때, 그 분의 아이디어, 열정, 남다른 추진력에 소위 "홀딱 반해버림". 당시엔 리조트 사업에 대해서 재벌그룹의 사치적인 비즈니스로 보는 시각이 있었는데, 그 CEO분이 간척지에 싼 비용으로 남다른 서비스의 리조트를 개발하는 수완을 보고선 투자를 결정함.
- 이후 그 CEO분이 또 다른 역발상으로 금강산 리조트를 개발했고, 다른 투자자분들이 위험하다고 보았지만 CEO의 역량을 믿고 킵 고잉. 그런데 2008년경 금강산 피격 사태 발생으로 해당 자산이 묶여버림. 이후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회원권 분양이 안되면서 비즈니스가 완전히 망가짐
→ CEO에 대해 너무 큰 신뢰는 금물, 외풍을 타지 않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먼저!
✅ 한국전력
- 이명박 대통령 시절 물가 관리가 엄격했기에 전기료 인상이 안 되었고, 당시 한국전력 주식은 시장에서 완전 소외주였음. 그런데 박근혜 정부들어서 전기료 인상 등 우호적인 정잭이 시작되었고, 시장이 반응하지 않을 때 먼저 투자를 시작함. 이후 외인들의 대거 매입으로 한전 주가가 불을 뿜었음
- 그런데 정권이 다시 바뀌는 시기에 원전 철퇴 이슈가 돌기 시작하였고, 그 때 설마설마 하며 그 영향력을 무시했음. (원전을 배제하고는 한전 사업을 상상하기 어려웠기에) 특히 저유가가 유지되던 시기였기에 원가가 낮아 유리했던 부분까지 있어 고민이 되었음.
- 이후 한국전력 주가는 계속 하향세를 타고 회복되지 않고 있음
→ 정부 규제에 대한 간과, 다시는 정부를 얍보지 마라!
✅ 유일전자(現 유아이엘)
- 대학생 시절, 핸드폰에 쓰이는 키패드를 만드는 유일전자라는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됨. 키패드가 Low Tech 라고 보이지만, 그런 사업이 오히려 진입장벽이 있고, 더 초과수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있었음. 실제로 기업을 탐방하면서 확신이 들었고, 실제로 주가도 반응했음.
- 그런데 당시에는 키패드가 없는 세상이 없는 시대가 올 줄은 몰랐다.
→ 기술의 대변혁(Disruption) 간과, 기술 분야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 SBS
- 종편 방송이 늘어나면서 기존 공영방송에 대한 매도세가 늘어나던 시절, 가치투자자로서 남들이 보지 못한 부분인 신사업 VOD를 주목했다. 실제로 당시 종편 때문에 어려워진 공영방송사들이 홈쇼핑 채널에 통행세도 추진했고, IPTV도 잘 되기 시작하면서 기대를 하고 투자를 진행함.
- 그런데 신사업이 성장하더라도 기존 본업이 어느정도 버터주어야 하는데, 종편과 유튜브, OTT등으로 너무나 빨리 기존사업이 무너져버렸다.
→ 신사업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보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세워야 한다.
✅ 경남기업
- 2003~2007년간 건설종목으로 초대형 수익을 냈었기에 "내가 나름 건설 전문가다"라는교만한 마음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음. 그래서 내가 찍은 우량기업인 경남기업은 IMF가 왔어도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라는 확증편향을 하게 됨. (내가 그렇게 되자 애널리스트도 객관적인 의견을 주지 못하게 됨)
- 그러나 당시 경남기업은 경기가 어려워지자 벌려놓은 투자(베트남 프로젝트, 화력발전소)가 엄청난 실패를 하게 됨. 과거 패러다임에 끌려가다가 주가가 반 토막이 남
→ 장기 추세를 부정하고, 관성을 깨기는 정말 어렵다.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면 미래의 더 큰 실패의 씨앗이 될 수 있다.
✅ 고려아연
- 2000년 이후에 원자재로 크게 수익을 냈는데("내일의 금액", 마크 파버 책을 읽었음), 고려아연을 미처 사지 못했음. 고려아연은 대표적인 우량주로서 왠만하면 손실내기 힘든 회사인데, 회사에서 금, 은 등을 추출하는 신규 투자 발표를 하자 "못 참겠다. 이건 꼭 사야되!"라는 심정으로 2007년도에 Commodity가격이 Peak일 때, 주가의 상투를 잡게 됨
- 그런데 금융위기가 오자 버티지 못하고 설마했던 원자재 가격이 폭락을 하게 됨. (당시 20~30만원에서 샀는데, 최 바닥인 8만원에 매도함)
→ 매크로에 대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 정상JLS
- 당시 정상어학원은 프랜차이즈밸류를 실천하는 좋은 사례로 여겨졌고, 탄탄한 커리큘럼을 갖춘 어학원이 영어 조기교육 수요를 흡수한다는 타당한 논리에 의심이 없었음. 그런데 이해찬 총리 시절 교육제도가 급격히 바뀌면서 누구나 외국어 고등학교를 갈 수 있도록 바꾸었는데, 이게 큰 타격을 미침
- 입시 문화나 학부모 교육 가치관에 대해서 무지했던 당시로는 초등학교 교육인데, 외고 입시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는데, 결국 학생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내리막 길을 시작함. 다행히 대주주가 차등배당을 통해 주가 방어를 해주면서 일정부분 손실을 최소화 함
→ 모르는 영역에 대한 가정은 독이 된다.
✅ 메디톡스
- 미국의 가치투자 펀드들이 보톡스 회사들을 담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나, 당시 휴젤이라는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투자를 접기로 결심함. 고마진 비즈니스이지만 가격인하경쟁이 시작되면 초과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었음.
- 그런데 경쟁자 진입보다는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속도가 더 크다는 사실을 간과했음. - 30% 수익이 난 시점에서 빠져나왔는데, 이 후 80만원까지 상승하면서 10루타를 놓침
→ 시장의 꿈의 크기를 과소평가하지 말자!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기 싫어하고, 실패를 얘기하기 꺼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준철 대표의 겸손과 소탈함을 알 수 있었다. 물론 현재 큰 성공을 했기에 과거의 실패가 "성장의 밑거름"이었다고 여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최준철 대표가 공유한 대부분의 실패사례가 (1)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한 것과 그로 인해 (2)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경우였다. (3) 또한 자신의 신념과 과거 성공 케이스에 너무 편향되어 의사결정의 객관성을 잃어버렸을 때였다.
그래서 최대표는 이후로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Quality 주식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VIP자산운용이 지분 5%이상 보유한 종목들을 검색해보았다. 참고해보자! (https://image31.tistory.com/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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