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이오는 운용자산이 1,600억 달러가 넘는 <브리지 워터>라는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투자계의 구루입니다. 사실 제가 그에게 처음 감명을 받은 것은 그가 만든 경기 사이클 영상(How the enonomic machine works)을 접하고 나서 입니다. 그 때 느꼈던 명쾌한 울림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다시 보아도 경제가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서 30분 안에 이렇게 쉽고 통찰력있게 정리한 자료가 있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필자는 경제학부 출신입니다. 당시 교수님께 죄송하지만 이 30분 짜리 영상 하나가 1개월치 교양강좌 이상의 퀄리티였습니다.) 

 

이 책은 크게 3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레이 달리오라는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1부, 나의 인생 여정), 그리고 인생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2부, 인생의 원칙), 또한 <브리지 워터>라는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 회사를 성장시키면서 발견한 지혜(3부, 일의 원칙)에 대해서 우리에게 쉽고 상세하게 들려줍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분량이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약 700 페이지가 넘는 하드 커버이죠. (필자도 아직 3부의 절반 가량은 읽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2부의 내용만 따로 떼어 내서 책을 만들어도 될 정도로 심도 깊은 질문들이 들어있기에 다시 정주행 중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 레이 달리오 같은 사람은 나와 다른 종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그는 생각보다 실패를 많이 했고, 생각보다 훨씬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다만 레이 달리오는 실패를 할 때 마다 그것을 복기하고 기록하고 체계화하여 다음에는 결코 지지 않을 자신만의 시스템을 끊임없이 만들어 갔다는 것이 보통사람과 다른 차별점입니다. 사실 이게 진짜 쉽지 않는 일입니다.

'나는 과연 실패 했을 때 가감 없이 사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자신이 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인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객관적으로 Lesson Learned를 나의 성장으로 쓰는데 아주 취약합니다. 제 자신의 연약함과 초라함을 마주하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이죠. 

 

레이 달리오는 실패할 때 마다 모든 결과에 대해 외부 환경이 아닌 자신의 무지와 미숙함에 책임을 돌리고, 그것을 성숙하게 처리하려는 노력합니다. 스스로를 극도로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강인함은 그의 성공에 있어 핵심요소였습니다. 

 

1982년 그는 "월스트리트 위크"TV쇼에서 경기 공항을 예측하다가 철저하게 시장이 반대로 움직여서 망신을 당했지만 거기서 배운 실수들을 통해 철학을 체계화 했고, 결국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면서 수익성이 높은 "전천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냅니다. (성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요인을 기반으로 어떠한 경제환경의 변화에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자산 조합이라는 의미로 All Weather Portfolio라고 부릅니다.)

 

사실 레이 달리오와 함께 일한다면 그가 인간적으로 사려깊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1993년, 겉으로는 잘 나가던 브리지 워터 회사 내에서 레이 달리오는 그에 대한 직원들의 신랄한 비평을 메모로 접합니다. ("레이는 매우 똑똑하고 혁신적이지만, 다른 직원들이 왜소하게 느낄 만큼 기분 나쁘게 만들기도 하면 이에 따라 직원들의 생산성이 낮아진다. 레이가 사람들을 관리하지 못하면 회사는 어려워 질 것이다")

 

이를 통해서 레이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직원들의 불만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회사를 생산적이면서 사람들을 일하고 싶게 만들 수 있을지 본격적으로 고민합니다.

아마도 이 때부터 그가 생각하는 "일의 문화"에 대해서 많은 부분이 체계화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극단적 진실과 극단적 투명성을 믿어라/ 의미있는 일과 의미있는 관계를 구축하라/ 실수는 괜찮지만 실수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라 / 조화를 이룩하고 유지하라 / 신뢰도에 가중치를 두는 결정을 하라 / 견해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워라) 

원칙/ 레이달리오

이 책은 일을 잘하고 싶고, 꿈을 성취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가치가 있는 자기계발서입니다. 필자는 레이 달리오가 던지는 있는 질문에서 투자 철학을 정립하는데 필요한 주요한 메시지들을 끌어내고자 좀 더 주력했습니다.  

특히 그가 2부에서 "현실을 수용하고 대응하라"고 역설한 내용에서 내 투자 방법론에 좀 더 변화를 주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이해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데 가장 큰 토대이다. 
→ 철저히 수치, 데이터에 기반하여 생각하는 사고가 아닌 막연한 경험과 확실하지 않는 지식으로 회사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말자.  나의 편견으로 제외된 좋은 포텐셜을 가진 회사들이 있었고, 어떤 회사는 주가가 끝도 없이 날라갔다. 

○ 극단적으로 열린 생각을 가지고, 극단적으로 투명해져라.
→ 유연해야 한다. Value trap에 갇혀서 PER, PBR로만 회사의 펀더멘털을 보지 말고, 1년 뒤, 2년 뒤 이 회사가 어떤 스토리를 그려나갈지 상상해 보자. 내가 이제 매도하려는 이 회사에 반대로 지금 투자하는 주체들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좀더 고민해보아야 한다. 

○ 진화는 인생의 가장 위대한 성취이자 가장 큰 보상이다. 

→ 내가 가진 투자 욕망(ie: 연 30%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것)은 실제 내가 투입하고 있는 노력의 양, 그리고 비생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법론 대비 과도한 목표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자. 그러나 당장의 결과에 아쉬워하기 보단, 투자 철학과 방법론을 Level up하기 위해서 내가 지금 몰입하고 시도하는 행위 자체를 보다 즐기자. 투자는 절대적으로 결과가 중요하지만 단 하루의 기쁨을 위해서 364일을 괴로워한다면 그게 과연 행복한 삶일까? 

 

마지막으로 서두에 소개한 레이 달리오의 경기 사이클 영상을 공유합니다. 못 보신 분들에겐 강추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8&v=4rn0kYeoZLo&feature=emb_l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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